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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사랑의 블랙홀

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니체의 영원회귀 이야기 중에 영화 '사랑의 블랙홀'에 관한 인용이 나온다.

사실 그전에도 빌머레이가 출연했다는 사실과 명작으로 유명하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나는 사실 타임 루프 물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뭔가 계속 반복되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에는 이 영화는 나온지도 오래됐고 전형적인 타임루프 클리셰대로 흘러갈 거라 생각해서 큰 기대를 안 했다.

초반까지는 클리셰에도 불구하고 빌 머레이 특유의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유머를 보는 것만으로 괜찮은 영화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 수 록 이 영화가 가볍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 타임루프 오락영화가 아닌 영화가 말하려는 철학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빌 머레이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자살을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였던 것 같다.

 

영화의 말하고자 하는 철학은 하나의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영화 중간중간에 자주 등장한다.

"만약 내일이 없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빌 머레이는 일탈과 방탕을 하다 자포자기로 무력하게 포기를 하고 결국은 사람들에게 애정을 갖고 돕는 일을 하게 된다.

 

그를 성촉절에서 빠져나오게 한 것도 결국은 사랑이었다.

이웃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

 

나에게도 내일이 없다면 아마 빌과 비슷한 전철을 밟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나는 사랑의 블랙홀을 보았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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