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기력하고 목적이 없었다.
뭐든 아무래도 좋았다.
돈을 못 벌어도 좋았다.
연애를 못해도 좋았다.
연봉이 안올라도 좋았다.
돈이 안 모여도 좋았다.
"나중에 뭔가 대단한 걸 할 거야"라고 생각했다.
상당히 추상적이고 위대한 뭔가를 해낼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연봉을 알게되고 친구 연봉을 알게 되고
업계 연봉을 알게 되고 돈 버는 법을 알게 되고
친구가 나보다 성공했단 걸 알게 되고
내가 가진 게 쥐뿔도 없다는 걸 알게 되고
점점 알 수록 점점 무기력이 사라진다.
차츰차츰 목적이 생긴다.
아무래도 좋았던 것들이 아무리 봐도 좋은 점이라곤 보이지 않게 된다.
그 모든 것들이 내게 분노로 다가온다.
왜 나는 돈을 모으지 않았나
왜 나는 이 연봉으로 이직도 하지 않았나
왜 나는 더 많은 재테크를 통해 재산을 불리지 않았나
왜 나는 돈을 흥청망청 써버린 것인가
왜 나는 도대체 아무것도 모른 채로 두 귀를 막아버렸나.
구체적인 목적이 없으면 삶은 무력해진다.
지금 내 감정은 열등감반 의욕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