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ee-Soon

제왕과 개

개.

인간의 친구, 반려동물, 파트너

 

개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개를 좋아하고 그중 대부분은 개를 사랑한다!

그런 사람들은 개를 기르고 실제로 개와 함께 자신의 삶을 산다.

 

이렇다 보니

"개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어!"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 틀림없어!"

같은 사람의 인성을 평가하는 잣대로도 사용된다.

 

하지만 나는 개가 좋지 않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개를 보고 안아보고 싶거나 만져보고 싶은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맛있는 걸 먹이고 싶거나 보살피고 싶은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친구와 애견카페에 갔는데 개가 내 옆에 앉아 있었다.

그냥 내 옆에 앉아서 가만히 있었다. 

친구는 귀엽다며 부럽다고 말했지만 나는 속으로 '뭐야 이 녀석 왜 이렇게 몸이 뜨끈해'라고 생각했다.

개들이 앉아있는 나에게 와서 올라타려고 하며 내 신발의 냄새를 맡을 때도 '정말 귀찮게 하네 저리 좀 가'라는 생각만 들었다.

 

애견카페에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들의 반응가 내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내가 가진 동물에 관한 이런 감정은 오래되었지만 그 순간 처음으로 진지하게 사람들과 나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내가 개한테 느끼는 감정이 어떤 감정이고 이전에 어느 상황에서 느낀 적이 있는지 그 이유는 뭔지에 대해 생각하고 나름 정리해보았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나는 인간으로서 개를 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으며 그 이유는 나는 개이기 때문이다.'

 

예시를 들어 설명하겠다.

개만큼이나 귀여운 존재들이 있다 모두의 사랑을 받는 아이들.

자기 자식이 아니더라도 어린아이의 모습과 행동은 사랑스럽기 그지없고 보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낀다.

아마 개나 고양이 영상만큼 아이 영상도 많고 유명할 것이다.

 

자 학예회를 생각해보자

무대 위에 아이들 춤추고 노래하고 즐거워하고 울기도 하고 객석에서 이런 모습을 보고 있다면 자신이 부모가 아니라도 마음이 푸근해지고 흔히 말하는 아빠·엄마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쓰다듬고 싶어 지고 안고 싶어 질 것이다.

커플이라면 결혼에 진정성이 생길 수 있고 자식이 없는 부부라면 그날 밤은 긴 밤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학예회에서 그 아이들의 모습을 전혀 귀여워하지 않고 쓰다듬고 싶어 하지 않고 안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감정이 없는 냉혹한 사이코패스나 정신병에 걸린 선생님 같은 특수한 케이스는 없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은 바로 아이다.

무대 위에 아이! 아이들 말이다!

그들도 그들의 무대를 본다 비록 객석이 아니라 무대에서 보지만 그들도 그들의 친구들이 하는 무대를 본다.

그들은 자기 친구를 보며 객석의 어른들과 같은 감정을 느낄까?

아니다 그들은 진지하다 그들이 보는 무대의 아이는 진지한 친구 거나 진지한 원수 거나 진지한 연인다.

그것도 아니면 무얼 하든 관심도 없는 병풍일 뿐이다.

병풍이 어설프게 춤추다 넘어져 울고 있다면 가슴 아파하며 사랑스러움을 느끼며 달려가서 안아주고 괜찮다고 쓰다듬어 주고 싶을까?

아니 신경도 쓰지 않겠지 친구가 실수하면 진지하게 도와줄 것이며 원수가 실수하면 속으로 노래를 부를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사랑스러운 힐링 영상일지라도 아이들에게는 진짜 세상이다.

그 친구가 너무 귀여운 친구라도 말이다.

 

자 이제 애견카페의 상황을 조금 바꿔서 이야기해보자

자기와 동갑인 동성의 아주 귀엽게 생긴 친구가 있다.

그기 갑자기 당신 옆에 와서 누워서 가만히 있으면 어떻겠나? 피부가 닿고 그의 온기가 느껴진다면

또는 그가 계속 옷에 매달리며 달려들었다 도망갔다 달려들었다 도망갔다가 한다면?

그가 배고파한다면?

그가 애교를 부린다면?

그가 다친다면?

분명히 개를 보았을 때 감정과는 매우 다를 것이다.

 

나는 개를 보면 나와 동등한 어떤 귀여운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귀여워할 수가 없다.

개가 실제로 귀엽게 생기더라도 말이다.

 

그럼 나는 왜 개와 동급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도 알 수 없다. 다만 추측으로는 아마 내가 남의 눈만 살피고 남시선에만 의존하는 모습이 개와 다를 게 없어서가 아닐까?

 

사회에는 서열이 있다.

사람은 개보다 위다 그래서 개에게 동정심을 느끼며 주인으로서 보실 피고 싶어 한다 어쩌면 그 감정 자체가 개보다 위라는 증거일지 모른다.

그리고 사람 위의 사람이 있다. 그들은 우리를 보며 우리가 개를 보며 느끼는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건 어쩌면 인간으로서 정말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정말 높은 자존감이 아니면 불가능할지 모른다.

 

나는 맨 아래다.

나는 개에게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개와 동급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위의 사람은 제왕이다.

나는 개다.

 

 

 

'See-So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웹소설 대신 문학  (0) 2021.02.21
주주의식  (0) 2021.02.07
관리 책임자 정 - 미디어  (0) 2021.02.07
Frontier  (0) 2021.01.29
나는 어디서 화가난것인가  (0) 2021.01.26